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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길마 아재

6. 길드창설(1)

길드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로는 공업자의 동업자 조직이라고 나오지만 게임에서는 의미를 달리한다.

유저들의 모임같은 것인데 게임마다 길드의 종류도 다양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크게 사냥, PK, 상업, 친목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대다수가 친목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스페셜리스트는 조금 다르다.

다른 게임과 달리 게임의 볼륨도 크고 가상현실 게임이다 보니 친목은 기본이고 앞서 설명한 다양한 종류의 길드가 존재했던 것!


사냥, 상업, 친목은 물론 PK범들의 길드, 그들을 잡는 헌터 길드, 트레져헌터, 낚시길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했다.


그 중 트레인이 만들고자 하는 길드는 정보 길드였다.

누군가는 왜 친목이나 사냥을 중심으로 한 길드를 만들지 않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성격의 길드라도 가능한 것이고, 친목의 경우 그것이 너무 과해지면 친목을 뛰어넘어 흔히 말하는 X목이 되는 경우를 숱하게 봤다.

친목이 과해지면 어떻게되는지에 대한 만화도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다른건 굳이 길원끼리 같이 안 하더라도 친구들이나 지인과 할 수 있는데 정보수집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정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불과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저런 정보를 얻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수소문 해 보았지만 모두 헛탕을 치지 않았던가?


이 게임이 다른 게임처럼 사이좋게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 이런 고생도 안 하고, 길드도 창설하지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스페셜리스트는 기본적으로 PK가 가능하고 랭킹을 올려 스페셜리스트의 혜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여러 경쟁자들과 싸워서 랭킹을 올려야 하는데, 이길려면 무력도 무력이지만 정보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약점같은 정보 말이다.

그런 정보를 당신이라면 아무에게나 알려주겠는가?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경쟁자이고, 상대가 그 정보에 대해 접하면 보완을 해버릴텐데?


이 외에도 던전을 독점하기 위해 정보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보니 자연스레 정보를 얻기가 힘들어진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초보자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아니다.

위의 것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게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트레인은 그런 케이스가 아니어서 정보 길드를 만들려는 것이다.

정보만 있다면 정보를 팔거나 그걸 본인이 이용해서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흠. 언제 오려나?"


트레인은 메신저창에서 로그아웃 된 소민의 아이디를 보다가 기다리기가 지루했는지 영주의 창고에서 가져 온 장비들을 감정을 했다.


그러나 기대를 품고 감정한 것과 달리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이템이 상점에서 판매하는 것 보다 약간 좋은 수준이었다.

그는 상태가 영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걸 낚였다고 하는건가? 수량에 제한이 없다는 이유가 있었네."


귀족의 창고라고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통수를 맞을 줄이야.

그나마 다행이라면 모든 아이템이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중 3개의 아이템은 레어 등급이었다.



[바람의 힘이 깃든 활]


등급 : 상급 레어


바람의 정령의 기운이 깃든 활

내구력이 높고, 일반 화살이 없어도 마나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마나화살을 날릴 수 있다.(공격력은 상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화살과 동일)


옵션 


투사체 속도 증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음


- 밝혀지지 않은 옵션 1개


[드레이크 아머]


등급 : 하급 레어


드레이크의 뼈로 만든 아머.

방어력이 높고, 마법처리가 되어 있어 가볍다.


옵션 


비행 몬스터에게 선제 공격을 받지 않음.


[에일런 특제 글러브]


등급 : 하급 레어


에일런에서 특수 제작한 글러브.

내구력이 높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옵션


착용 후 주먹을 쥐면 방어력 상승.(무기를 쥐고 있어도 적용 가능) 단, 손을 피면 원래대로 돌아감.



활을 제외하면 사실상 레어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장비들이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나으니까. 그걸로 위안 삼아야지 뭐."


그는 장비들을 착용했다.

복귀자 장비가 일반 의류쪽에 속하는 편이어서 그가 얻은 장비들을 위에 덧 입을 수 있었다.

장비들이 세트가 아니다보니 비주얼적으로 이것 저것 섞어 입은 모습이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 말고도 실리를 추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입기도 했고 정 마음에 안들면 염색으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흠. 캐릭터 외형도 바꿀까?"


이왕 길드를 만드는데 캐릭터 외형을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길드를 만들 계획이 없었고, 장비로 얼굴을 가리면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에 외형변경을 안 한 것인데 길드를 창설하게 되면 길원들을 모집 해야 하고 좋든 싫든 얼굴을 비출 수 밖에 없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곧 결정을 내렸다.


  "역시 조금 바꾸는게 낫겠다."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 괜히 자신을 알던 사람을 만나면 골치가 아프기에 그는 캐릭터창으로 이동한 뒤 외형 변경권을 사용했다.


  - 캐릭터 외형 변경권을 사용하셨습니다. 캐릭터 설정을 시작합니다.


안내 메시지가 나오면서 트레인은 거울 앞으로 이동되었다.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이미 캐릭터 생성이란 과정을 경험했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 이 곳에서 캐릭터 외형을 변경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용 약관에 의거하여 체형 변경은 불가능하며 부득이하게 변경을 원할 시 1:1 문의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외형 변경은 성형을 하는 것이 아닌 메이크업 수준으로 가능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어서 한 귀로 흘려 들으며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생긴건 옆집 아저씨마냥 생겼고,체형도 한 번 스캔을 해서인지 자신이 알던 캐릭터가 아닌 관리를 안 하는 30대 후반의 남성 몸이었다.

그래도 아직까진 옷으로 잘만 가리면 체형은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아. 내가 이랬나?"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지는 않았는데라는 생각과 동시에 자아성찰하게 되었다.


  "운동이라도 좀 해야겠네."


스페셜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유저의 체형에 맞춰 아이템이 착용이 된다.

그래서 같은 장비를 착용해도 핏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저들이 스스로 몸 관리를 하는 편이었고 게임 내에서 뚱뚱한 사람은 보기 드문 편이었다.

덕분에 스페셜리스트는 아이러니하게 세계건강협의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여튼 그의 체형은 다행이 옷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해도 좀 더 체중이 불어나버리면 핏이고 뭐고 없어질 수도 있는 수준이었다.


  "일단 체형 조정은 지금 당장 불가능 얼굴부터 변경해야겠군."


거울 속의 그는 얼굴은 둥글둥글 했는데 살만 좀 빠지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성형은 불가능하고 화장이라고는 생전 해 보지 않았기에 커스터마이징 도우미에게 물었다.


  "볼 살이 빠진 느낌으로 화장이 가능해?"


  - 네 가능합니다.


성형이 불가능해서 화장으로는 될까 했는데 다행이 되는 모양이다.


  "그럼 볼살이 빠진 느낌으로 해 줘."


  - 네 알겠습니다.


곧 거울속의 얼굴이 아까와 달리 살이 빠진 느낌으로 바뀌었다.


 "오오! 신기하구만!"


그는 몰랐지만 스페셜리스트의 커스터마이징 수준은 거의 성형수준에 가까웠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화장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딴 사람처럼 꾸밀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저들은 화장만 가능한 이 시스템에 불만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 유저의 경우 여기서 커스터마이징으로 실험을 한 뒤 현실에서 화장을 똑같이하여 연예인처럼 하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게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사람도 있는 편이며, 미용과 관련된 협회나 기구에서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트레인은 이런 저런 화장을 하면서 수차례 실수를 반복했고 마침내 그럴싸한 외형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그는 화장이라고는 스킨로션을 바른 수준이어서 화장에 대해 잘 알지 못 했기에 디테일한 부분보다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냥 볼 만한 수준이었다.


그리하여 적당히 크고 날카로운 눈매에 적당히 높은 코, 적당한 크기의 입을 가진 은발의 유저가 되었다.

미적 감각이 전혀 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운 좋게 지금보다 10년은 젊어보였고 크게 이상하지도 않았다.


  "다만 뭔가 허전한걸? 눈을 오드아이로 해봐야지."


뭔가 중2스러웠지만 평소 해 볼 수 없다는 것이 게임의 매력아니겠는가?

그리하여 한 쪽은 파랗고, 한 쪽은 검은 오드아이가 되었다.


  "이 나이되서 이렇게 하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괜찮군. 생성 완료!"


그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 캐릭터 외형이 변경되었습니다. 원래 있던 장소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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