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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길마 아재

6. 길드창설(2)

기존의 장소로 돌아온 트레인은 에일런 광장과 입구쪽을 위주로 돌아다니며 길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마냥 소민을 기다릴 수도 없고, 기다린다 해도 그녀가 길드 만드는 것을 도와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길드 만드는 것을 도와 줄 사람만 있다면 상관 없는터라 굳이 알고 지내는 사람이 아니라도 상관은 없다.

실제 일부 유저들은 다른 유저들에게 길드 만드는 것을 부탁하여 가입시킨 뒤, 길드를 창설하면 도와주었던 유저들이 탈퇴를 하더라도 길드는 유지되어서 1인길드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다.


메신저에 친구라고는 소민밖에 없는 그에게 딱 맞는 계획이라 보면 되겠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파티 모집이 시작되었다.


  "길드 만드는거 파티 도와주실 분 구합니다! 4명 구해요!"


시작은 가볍게 외치기로 하였다.

이게 간단하고 사람들에게 바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시간대도 오전이어서 외치기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효과는 좋은 편이다.

주변 사람들도 관심을 보였다.


  "길드를 만든다고?"


  "여기서 길드를 만드는 사람이 있네?"


  "무슨 길드를 만드는걸까?"


보통 사냥을 위한 파티모집이나 아이템 매매관련으로 외치기를 하는 사람은 많지만 길드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구하는 일은 드물었기에 순식간에 4명이 관심을 가지고 모였다.

다들 장비를 보아하니 초보부터 어느정도 게임을 한 유저까지 다양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어차피 한가하니까."


  "저도 도와드릴게요!"


  "파티 좀."


  "재미있어 보이네요. 저 님 길드 가입 할래요."


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뜻 밖에 일이 순조롭게 풀리자 트레인의 표정이 밝아졌다.

최근 뭐 하나 쉽게 풀린 적이 없는데 이렇게 산뜻한 스타트라니!

뭔가 잘 풀릴 것 같다.


  "다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트레인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키라에요.


  "반가워요. 저는 로즈에요."


  "저는 로카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덱스입니다."


모여준 사람은 남자 3명에 여자 1명이었는데 성별 비율도 나쁘진 않았다.

각자 인사 및 소개가 끝나자 트레인은 길드 창설 과정을 설명했다.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길드를 만들 때 그냥 가면 끝나는게 아니라 도와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일단 신청하면 접수 대기 시간이 걸릴 수 있고요.

또 면접도 진행하기때문에 면접할 때 모두 로그인 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가끔 이런 정보를 모른 상태로 도와주겠다는 사람도 있는 편이어서 그는 길드 창설 방법 안내에서 봤던 내용을 그대로 읋어주었다.


  "괜찮아요."


  "네. 상관없습니다."


다행이 그들은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트레인은 그들을 파티에 가입시킨 뒤 길드 관리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길드 창설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서라 해서 아날로그식은 아니었고 트레인 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길드 창설 신청서]


길드를 창설하기 위해서는 다음 항목에 동의하셔야 합니다.


1. 길드명이 너무 선정적이거나 타인을 비방하는 이름이면 안됍니다.


2. 길드 시스템을 이용하여 부당한 수법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약관 바로가기 클릭!


3. 길드 관리비를 장기간 납부하지 않으면 길드는 자동 폐쇄됩니다.


4. 길드 활동이 반 년간 전혀 없을 경우 길드는 자동 폐쇄됩니다.




--------길드 정보--------


길드명 : 


분류 : 


길드원 닉네임 : 



내용은 간단했다.

트레인은 하나 하나 읽어가며 항목에 동의했고, 정보 또한 모두 생각을 해 둔 것이어서 금방 작성하고 제출했다.


길드 창설 신청은 최대 2일이 걸리지만 어디까지나 만약을 위해서인 것이고, 실제로는 접수하자마자 바로 완료되었다.


  "이제 곧 면접이 진행되니 저 문으로 들어가시오."


일행은 그가 가리킨 문으로 들어갔다.

안 쪽은 평범했는데 면접실인지 다른건 없고 그냥 테이블과 책상만 놓여있었다.

눈치껏 자리에 착석하자 반대편 문이 열리면서 중년의 남자가 그들의 앞에 앉았다.


  "반갑습니다. 저는 길드 관리소장입니다. 면접관이기도 하죠."


  "네. 안녕하세요."


처음보는 사람이 소개를 하자 일행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그럼 면접을 진행하겠습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할테니 편안하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먼저 길드 이름이 빅 데이터인데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트레인이 즉답했다.

사실 처음부터 길드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지은 것이다.

길드가 정보수집 성격이 강하다보니 다양한 정보를 모은다는 뜻에서 지었다.


  "이 '빅 데이터'라는 이름은 확인을 해보니 이미 다른 곳에서도 사용을 하고 있던데 그대로 사용하시겠습니까?"


길드 이름이 중복 가능할 줄은 몰랐는지 순간 트레인이 당황했다.


  '어쩐지 중복여부 체크를 안 하더라니.'


이왕이면 유니크한 길드명으로 하고 싶었지만 당장 떠오르는 길드명이 없어 그대로 진행했다.

괜히 바꾼다고 하면 재신청을 해야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다음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이 질문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허를 찌를 생각이었다면 정확히 찔렀다.


아키라 : 어떻게 대답해야 됩니까?


로즈 : 잘 안다고 그냥 말해야 하나? 아니면 솔직하게 말해요?


로카 : 이런걸 물어볼 줄이야.


인덱스 : 길마님?


일행들은 기습질문에 어찌할바를 몰라 트레인에게 물었고, 그는 솔직하게 대답하자고 했다. 어디까지나 게임내에서 면접이지 실제 취업 면접이 아니다.


  "오늘 처음 만났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만난지 얼마 안 되었다 하면 뭔가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았는데 예상과 달리 면접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앞에 놓인 종이에 무언가를 작성하며 말을 이었다.


  "마지막입니다. 길드를 만들려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길드 창설 목적을 알 리가 없는 일행의 시선이 트레인에게 향했다.

이런식의 면접이면 왜 5명을 불렀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가공 및 이용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정보 길드의 목적은 이 것밖에 없기에 사실대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면접은 모두 끝났으니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생각보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끝나버리자 허탈하기도 했지만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에 일행은 안심했다.


  "그런데 정말로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길드 만드시는거에요?"


아키라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보통 친목이나 사냥을 위주로 하지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만드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침 나머지 일행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트레인을 쳐다보았다.


  "네. 맞아요. 제가 복귀 유저인데 복귀한지 얼마 안돼서 최근 정보를 전혀 모르거든요."


  "아아. 그러시구나."


충분히 납득 할만했다.

초보 유저들에게도 길드 가입을 권장하는 만큼 이 곳에서는 정보가 중요시 여겨지기 때문에 복귀 유저 또한 그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그런 목적이면 길드를 가입 하시면 되잖아요?"


로즈가 날카롭게 찔렀다.

그녀의 말대로 그저 정보를 모으는거라면 정보 길드에 가입하면 그만이다.

트레인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왜 모르겠는가?


  '다 나이니 클래스니 뭐니 하면서 제한두니까 만드는거지.'


그는 차마 속에 있는 말을 내뱉지 못 하고 형식적으로 대답했다.


  "그냥 길드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아... 네."


더 이상 질문을 못하게 만드는 대답에 침묵이 찾아왔다.

단답형으로 말하는 게스트를 만난 MC의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싶다.


  "그런데 이제와서 묻는건 좀 이상할 수 있는데 길드 가입 제한이 있습니까?"


잠시동안 짧은 침묵을 깬 것은 아키라였다.


  "딱히 제한은 없는데 정보 수집만 잘 해주시면 됩니다. 

정보 수집이라는게 별건 아니고, 그냥 게임을 플레이 하다가 '이런 던전에 이런게 있네?' 라거나 게임내에서 뭔가 이슈가 되면 그것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 됩니다."


  "간단하네요. 그런데 그런거라면 그냥 친목길드에서도 가능하지 않아요?"


  "그런 면도 있긴한데 친목보다는 좀 더 실용성 있는 정보를 취급 하고 싶어서요."


친목길드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정보길드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가장 큰것이 정보의 양과 퀄리티인데 친목이 위주면 아무래도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정보를 다루는 정보길드에 비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몇 몇은 그의 말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일행의 앞에 퀘스트 창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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