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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길마 아재

6.길드창설(3)

[길드 창설 테스트]


등급 : D


최근 에일런에 수상한 사람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그에 대해 조사를 하라.


제한시간 : 5시간

실패 시 길드 창설 불가


- 본 퀘스트는 강제로 시작됩니다. 카운트 들어갑니다. 4:59:59



퀘스트를 확인한 일행은 막연한 내용에 당황했다.

수상한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하라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제한 시간까지 있다.

보통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최소한의 단서를 주는것이 미덕 아니던가?

그런데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찾으라니?


  "황당하네요. 단서도 전혀 없고."


  "게다가 제한 시간까지 있죠."


아키라가 한숨을 내쉬자 로카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 역시 기운 빠진 표정이다.

테스트라고 하여 사냥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상한 사람을 조사를 하라고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들은 몰랐지만 처음 길드 창설을 신청할 때 분류에 따라 퀘스트 내용이 바뀌도록 되어 있었다.

전투와 친목같은 것은 어떤 것을 잡아오라거나 구해오라는 식으로 진행되고, 낚시 길드의 경우 특정 물고기 몇 cm짜리를 잡아오라고 시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정보 길드의 경우 아무런 단서 없이 무작정 조사를 해 오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제한 시간이 있는만큼 그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길드 관리인에게 갔다.

단서가 전무하니 그에게 최소한의 단서를 얻을 생각이었다.

테스트를 이 곳에서 주관하니 뭔가 있으리라.


  "저희가 테스트로 에일런 주변의 수상한 인물에 대해 조사하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혹시 단서 같은거 없습니까?"


  "없습니다."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고 물었건만 관리인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지 마시고, 아는거 있으면 조금이라도 좋으니 알려주세요."


로카가 옆에서 간절하게 부탁을 했지만 그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단서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찾으셔야 합니다."


그는 기계마냥 영혼없이 대답했다.

혹시나 친밀도가 낮아서 그런가 싶어 아부도 해가면서 몇 차례나 물었지만 성과가 없어 결국 포기하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 낭비기도 했으니까.

로카가 나오면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거 참. 힌트 하나 주는데 저렇게 인색해서야.... 그것보다 길드 만드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평소 길드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 없어 길드 창설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 험난할 줄은 몰랐다.

앞에 있었던 절차들은 이것을 위한 떡밥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렇네요. 그래도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일단 주변부터 수소문을 해 봅시다. 다 같이 다니는 것보단 따로 구역을 정하면 좋을 것 같네요."


트레인의 의견에 일행은 찬성했다.

사냥을 하는게 아닌 정보를 수집하는거라면 이게 효율적이었다.


그리하여 에일런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아키라는 동쪽, 로즈는 서쪽, 로카는 남쪽, 인덱스는 북쪽. 그리고 트레인은 광장 주변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보를 구하기 힘든 스페셜리스트인만큼 쉽지는 않았다.


  "뭐? 수상한 사람? 그걸 묻는 자네가 더 수상해 보이는군. 크하하하하!"


  "글쎄요. 딱히 못 본 것 같네요."


  "잘 모르곘군요."


주민들은 대체로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일부는 궁금하면 돈을 내라고 하거나 친밀도가 낮아서 상대도 해 주지 않았다.

친밀도가 낮은 주민에게 친밀도 작업을 해야하나 생각도 했지만 괜히 시간낭비를 하는 것일 수도 있어 그냥 넘어갔다. 시간 제한이 없으면 모를까 정해진 시간까지 완료를 해야 했기에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1시간이 지났다. 아무도 수상한 사람을 찾았다는 연락이 없자 그가 먼저 물었다.


트레인 : 단서 얻으신 분 있으신가요?


아키라 : 아직요. 다들 말을 안 하거나 모르겠다고 하네요.


로즈 : 저도 그래요.


인덱스 : 뭔가 단서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단서가 없어서 쉽지가 않아요.


로카 : 저도요.


일행들 또한 전혀 소득이 없어 기죽은 듯 대답했고 그러는 사이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이대로 가다간 길드를 창설 못 할지도 몰랐다.


그 때 트레인의 머릿 속에 뭔가 떠올랐고, 경비병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경비병은 에일런 내부를 돌아다니며 순찰도 하지만 성문 앞에서 여행자나 상인을 상대로 신분 검사를 하기도 한다.


그는 성문으로 향했다.

다행이 경비병들은 한가로워 보였다.

그 중 뺀질거리는 병사에게 다가갔다.

남들 일 할 때 혼자 딴짓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를 터치하지 않았고 제일 편한 것을 보니 이 곳에서 최고 선임병인 듯 하다.

그는 트레인이 다가오자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인가?"


  "수고 많으십니다. 혹시 여기서 수상한 사람을 못 보셨습니까?"


마을 안에서 무작정 수상한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사람들이 에일런 내부에 있는 모든 사람을 만나 보는 것도 아닌데다 수상한 사람이 수상한 차림으로 돌아다니겠는가?


하지만 에일런 내부로 향하는 입구라면 다르다.

기본적으로 경비병들이 사람 하나 하나 검사를 하기 때문에 검문을 하면서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나 뭔가 이상해 보이는 사람에 대해 봤다면 틀림없이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흐음. 수상한 사람이라. 몇 명 있긴 있었지. 하지만 그런 자들을 마을 안으로 들일 수 없기에 못 들어오게 막았다네. 그런데 그건 왜 묻나?"


  "아까 제가 마을에서 수상한 사람을 본 것 같아서요. 그래서 그걸 알려드릴려고 온 것인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제가 잘 못 본 것 같습니다."


  "수상한 사람을 봤다고? 혹시 인상착의를 알고 있는가?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 봤지?"


늘어져 있던 경비병이 갑자기 자세를 바로 잡고 수첩을 꺼냈다.

하는 짓으로 보면 FM으로 근무를 할 사람은 아닌것 것 같았는데 의외의 모습이다.

수상한 사람을 봤다는 것은 정보를 캐내기 위해 한 거짓말이었기에 화제를 돌렸다.


  "아닙니다. 제가 잘 못 본게 맞는 것 같습니다. 나으리 같은 분들이 이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치안에 힘써주시는데 수상한 사람이 들어올 이유가 있겠습니까?"


  "험험! 그렇긴 하지!"


트레인은 경비병에게 아부를 하며 그를 치켜세웠다.


퀘스트 내용에는 에일런 주변이라고 했지 외부나 내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기에 그들이 찾아야 할 수상한 인물이 외부 혹은 몰래 내부로 들어왔을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경비병을 통해 일단 수상한 자에 대한 인상착의를 알아두고 일행과 정보를 공유할 생각이었다.


  "혹시 그 중 특이한 사람 없었습니까? 어떻게 못 들어오게 막았는지 듣고 싶어지네요."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니 조금 알려주도록 하지."


다행이 경비병이 단순해서 그를 띄우기만 했더니 알아서 술술 불었다.


  "최근에 이상한 사람들이 몇 명 있었지. 그 중 한 사람은 마법사처럼 보이는 남자였는데 악취가 심하게 나는 자였어. 그런데 신분증을 내지도 않으면서 들여 보내달라고 했었지. 하지만 내가 누군가! 에일런의 치안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내가 '이러면 곤란하니 돌아가십시오.'하고 타일러 보냈지.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여자 모험가였는데 꽤 미인이었다네. 그런데 술에 취한 상태로 깽판을 부리길래 마을로 들여 보냈다가는 큰 일 날 것 같아서 이번에도 역시 타일러서 돌려 보냈다네. 그리고..."


경비병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주절 주절 이야기했다.

누가 보면 자기 자랑을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트레인은 경비병이 말한 인상착의 내용을 일행에게 파티말로 전달했다.

경비병이 말한 수상한 사람 중 누가 그들이 찾아야 할 인물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가 말한 인원들을 하나 하나 찾아야 했기에 그는 적당히 정보를 모은 뒤 마을 외곽을 돌아다녔다.

내부에만 있다고 확정지을 수 없기에 성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다행이 얼마 지나지 않아 로카가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다고 알려왔다.


트레인 : 거기가 어디에요?


로카 : 에일런 남쪽 성문에서 멀지 않아요. 푸른 돌고래라는 여관입니다.


수상한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낸 적이 없다고 하니 그가 틀림 없었다.

하지만 그가 퀘스트에 나오는 사람이라고는 확신할 수는 없었다.


트레인 : 일단 로카님이 그 사람을 주시 해 주세요. 혹시 다른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 제가 아까 알려드린 정보랑 일치하는 사람은 없는지 봐주세요.


트레인은 일행에게 지시를 내린 뒤 자신도 수상한 인물을 찾으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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